강준만, 강남좌파 2: 능력주의 사회는 빈부 격차에 둔감한 사회다, 2019
다작인 강준만의 글을 멀리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기득권층에 대해 통계가 아닌 통찰력 가진 분석을 찾다가 이 책에 다다르게 되었다.
강준만의 학벌관련 책을 구입하여 훑어는 보았는데 제대로 읽어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많은 깨달음이 있었다.
1 : 99 프레임에서 20 : 80 프레임으로의 논의전환을 제안.
즉 기득권층을 1%가 아닌 20%로 설정하자는 제안. 이유는 기득권층을 1%로 설정하면 실은 기득권을 함께 향유하는 19%가 80%와 함께 1%를 비판하며 면죄부를 받게되어 기득권 해소는 고사하고 기득권이 고착화된다는 주장. 이하는 저자가 지적하는 강남좌파의 문제점.
문제1: 19%에 속하는 86 강남좌파는 1%를 공격하며 기득권구조 해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향유하는 위선을 보인다는 점.
문제2: 기득권을 지키려는 86 강남좌파의 문제를 드러내면 보수진영에 유리하게 된다는 진영논리로 눈감거나 동조하는 행위.
19%가 1%를 비판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구조는 미국에서도 확인된다고 함. 이런 현상은 소득불평등이 심한 지역에서 강하게 나타난다는 주장.
해결방안은 90년대생 또는 20대가 취직난, 주택난 등 불평등 해소를 위해 민생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위선과 진영논리를 비판하면, 80년대 희생했던 라떼를 얘기하고 자신들의 도덕적 우월감을 내세우며 기득권을 지키려하지말고 진지하게 대응하여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함.
나에게 뼈아픈 지적들이다. 저자도 인정하듯 나도 19%에 속하기에 책임이 있고 양보가 필요하다. 내가 속한 조직을 비롯해 한국사회 구석구석에 20% : 80% 프레임으로의 논의전환이 필요하다. 강남좌파는 자신의 현재위치가 능력주의에 입각한 자신의 노력만으로 얻은 결과로 받은 당연한 혜택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할 것이다. 더욱이 기득권해소를 강남좌파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면 강남우파보다 프레임의 전환에 적극 동의해야하지 않을까.
다만 저자는 진보의 목적인 불평등해소를 위해 보수와의 타협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쉽지 않다. 저자는 알지만 그렇게 해야한다고 말할테지만 그래도 쉽지않다. 이 점에 대해 20 : 80을 주장한 김규항의 생각을 알고싶다.
김두식, 법률가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탄생, 2018
‘선출되지 않은 시험권력의 탄생’
저자는 선출되지 않는 권력의 원천이 가장 옳은 방식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공정한 절차에 의해 치루어지는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기에 그 자체를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해방직후에 형성되고 80년대까지 법률가의 세계를 지배한 사람들은 어렵고 공개적인 시험제도를 통해 선출되지 않은 이른바 ‘무자격자’였다는 점을 판사 596명, 검사 505명, 변호사 1904명을 대상으로 매우 치밀하게 분석하여 증명했다. 더욱이 해방직후에 ‘특별수사본부’ 드라마로 유명한 오제도 검사 등 무자격자가 이른바 ‘공정’한 절차를 통한 ‘자격자’ 법률가들을 ‘좌익판검사’로 몰아 숙청하는 사건을 면밀히 분석했다. 일제시대 재판 서기였던 오제도는 해방직후 법률가부족으로 1946년 특별임용시험을 통해 검사가 되었다. 오제도는 무자격자라는 열등감과 남한에서 월남 법률가로 성공하기 위해 좌익척결에 과도하게 집착했던 것이다. 공안검사의 원류인 월남한 사상검사의 출발점이었다. 해방직후 좌익척결 사건으로 좌익세력을 불법화한 ‘위조지폐 사건'(1946.5)와 무자격자가 자격자들을 검거하는 ‘법조프락치 사건'(1949.7)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 자격자란 일제시대 1923-1943에 동경에서 시험을 치루었던 고등시험에 합격한 김영재, 강중인, 1922-1944에 경성에서 시험을 치루었던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윤학기, 백석황 등이었다. 무자격자란 일제시대 서기 경력자와 더불어 1945년 8월 15일에 치루다가 중단되었으나 합격처리된 조선변호사시험 응시자 106명의 ‘이법회(以法會)’ 회원이다. 이법회의 실태는 처음 밝혀졌다고 한다.
저자는 ‘공정’하고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우리나라 법률가들에게 권력을 준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 이유는 법조계가 해방이후 장기간 무자격자에 의해 지배되어 왔고, 무자격자들이 좌익척결이라는 미명하에 그 나마 남아있던 자격자들도 숙청했다는 역사적 사실 때문이라 했다.
저자는 한국 법조계는 현재 믿고 있는 것과는 달리 권력, 명예, 부가 오직 능력에 의해 배분되는 능력주의(메리토크라시)의 룰이 적용되지 않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판검사가 두려워할 역사를 들추다(2018.12.18. 김은지 기자, 시사IN)
